1. 영화 <기생충> 줄거리
서울 하층 지역 반지하에 거주하는 ‘기택’ 가족은 네 식구 모두 백수로, 피자 상자 접기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갑니다. 기택의 아들 ‘기우’는 친구 ‘민혁’의 제안으로 부잣집 고등학생 딸의 가정교사 자리를 얻게 되고, 위조된 대학 재학증명서를 들고 박 사장 집에 입성하게 됩니다. 기우는 자신의 여동생 ‘기정’을 미술 치료사로 소개하고, 여동생 역시 박 사장 집에 취업시킵니다. 이어 아버지 기택은 운전기사로, 어머니 충숙은 가정부로 박 씨 집에 들어가며, 네 가족 모두가 신분을 숨긴 채 한 집에서 일하게 됩니다. 이들은 점차 박 씨 가족의 신뢰를 얻으며 풍족한 생활을 누리지만, 이 모든 것은 사기와 조작으로 이루어진 ‘기생’의 결과였습니다. 어느 날, 박 사장 가족이 캠핑을 떠난 틈을 타 기택 가족은 박 씨 집에서 술과 음식을 즐기며 파티를 벌이는데, 그때, 이전 가정부 ‘문광’이 찾아와 무언가를 부탁하며 집에 들어오게 됩니다. 문광은 박 씨 집 지하실에 자신의 남편 ‘근세’가 몰래 숨어 살고 있었음을 밝힙니다. 알고 보니 이 집의 지하에는 전 주인이 만든 비밀 벙커가 있었고, 근세는 수년간 빚을 피해 그곳에 숨어 지내며 생존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기택 가족은 이 사실이 드러날 경우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기에 문광과 근세를 제압하지만, 그 과정에서 뜻밖의 사고와 긴장이 발생합니다. 갑작스럽게 돌아온 박 사장 가족 때문에 기택 가족은 다시 급히 숨게 되고, 혼란 속에서 문광은 머리를 부딪혀 죽고, 근세는 지하에 다시 갇힙니다. 하지만 모든 갈등은 박 사장 아들의 생일 파티에서 폭발하게 됩니다. 근세가 탈출하여 기택의 딸 ‘기정’을 칼로 찌르고, 이를 지켜보던 기택은 박 사장이 악취에 얼굴을 찡그리는 모습에 분노해 그를 살해하고 맙니다.
2. 영화 <기생충>의 의미
영화 <기생충> 은 단순히 한 가난한 가족이 부잣집에 ‘기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 데는 몇 가지 결정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영화가 다루는 주제가 전 지구적 보편성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빈부 격차’, ‘계급의 고착’, ‘불공평한 기회’와 같은 주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영화 속 가난한 가족 ‘기택네’는 사회 시스템 속에서 구조적으로 하층에 위치해 있으며, 반면 박 사장 가족은 상류층의 여유를 누리며 살아갑니다. 이러한 뚜렷한 계급 차는 누구나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구조이며, 영화는 이 격차를 날카롭고도 유려하게 묘사해냅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반지하’라는 한국적 공간 구조를 통해 계급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냄새’라는 감각적인 소재를 통해 무의식 속 계급 혐오를 드러냅니다. 박 사장이 기택에게서 느끼는 냄새는 단순한 불쾌감이 아니라, 하층민에 대한 내면 깊은 차별과 거리감을 상징하는 장치입니다. 두 번째로 감각적이며 은유적인 연출이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뛰어난 시각적 언어와 상징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영화 속 인물들은 끊임없이 ‘위로 올라가려’ 하지만, 항상 다시 밑으로 추락하거나 내려가는 구조에 놓여 있다. 폭우가 쏟아진 날, 기택 가족이 부잣집에서 도망쳐 다시 반지하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은 ‘수직적 계급 이동의 불가능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계단, 터널, 지하실 등 영화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수직 공간’은 계급 구조를 시각화하는 은유로 활용됩니다. 또한 영화 제목 자체인 ‘기생충’은 이중적 의미를 갖습니다. 누가 누구에게 기생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단순히 가난한 자만을 ‘기생충’으로 보는 시선을 비판합니다. 오히려 사회 시스템 전반이 누군가의 노동과 희생에 ‘기생’하고 있다는 역설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