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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대가족>, 가족이란

by givermarket 2025. 5. 29.

 

1. 영화 <대가족> 정보 및 줄거리 

영화 <대가족>은 2024년 김지용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따뜻한 연기와 섬세한 감정선이 돋보이는 가족 드라마입니다. 주연으로는 나문희, 유준상, 문소리, 김혜준, 이재인이 출연하며,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가족’이라는 공간의 의미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이야기는 경기도의 한 오래된 주택에서 시작됩니다. 이 집에는 4대가 함께 모여 살고 있습니다. 연로한 할머니 ‘춘옥’(나문희 분)을 중심으로, 그녀의 아들 내외, 손주들까지 총 9명이 옹기종기 한 지붕 아래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단지 같은 공간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가족’이라 하기엔 어딘가 어색하고, 가끔은 불편합니다. 큰딸 지혜(문소리 분)는 이 가족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지만, 자신의 삶은 늘 뒤로 밀려나 있습니다. 둘째 아들 상훈(유준상 분)은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귀향하고, 손녀인 수빈(김혜준 분)과 막내 해진(이재인 분)은 각자의 이유로 가족에 대해 거리감을 느낍니다. 영화는 이 대가족이 맞이하는 어느 여름, 할머니의 건강 문제를 계기로 조금씩 변화하는 관계의 흐름을 따라갑니다. 가족은 갈등하고, 때로는 외면하지만, 그 안에서 각자가 ‘서로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돌아보게 되는 따뜻한 전환이 하나씩 일어납니다. 김지용 감독 특유의 담백한 연출은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도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잔잔한 일상의 대화와 갈등을 통해, 이 영화는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묶인 사람들의 ‘개인적인 고독과 위로’를 정직하게 보여줍니다. 


2. 가족이란?


영화 <대가족>이 특별한 건, ‘가족의 의미’를 감상적으로 그리기보다는 현실적인 거리감과 애틋함을 함께 담아낸 점입니다. 가족이라고 해서 언제나 서로에게 따뜻하고 헌신적인 건 아니잖아요. 오히려 가까운 만큼 더 쉽게 상처를 주고, 때론 모른 척하기도 쉽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묻습니다. "가족이란 무엇일까요? 정말 같은 피를 나눴다는 이유만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대가족’이라는 공간은 사실 점점 사라지고 있는 우리 시대의 풍경이기도 합니다. 핵가족이 보편화된 지금, 여러 세대가 한 집에 모여 산다는 건 그 자체로 많은 조율과 인내가 필요한 일입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현대의 가족 관계 속 ‘공존’과 ‘배려’의 의미를 더 절실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저녁 식탁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는 씬입니다. 서로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끝내 꺼내지 못하고 어색하게 식사를 마치는 그 장면에서, 저는 묘한 슬픔과 공감을 느꼈습니다. 사랑하지만 표현하지 못하고, 이해하고 싶지만 다가가지 못하는 그런 감정이 너무도 현실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할머니 춘옥이 병상에 눕고, 가족 모두가 처음으로 ‘함께 있음’의 소중함을 자각하게 되면서, 그동안 숨겨뒀던 마음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인물들은 ‘내가 생각하는 가족의 역할’과 ‘실제 가족에게 기대했던 것’ 사이의 간극을 마주하고, 조금씩 그 거리를 좁혀나갑니다. 가족이라고 해서 마냥 받아들이기는 사실 어렵다 생각합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진 뒤 점차 가까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 가족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