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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한공주>, 피해자 2차 가해

by givermarket 2025. 6. 4.

 

 

 

1. 한국영화 <한공주>, 정보 및 줄거리

 

한국영화 <한공주>는 실제 사건인 밀양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한 가상의 이야기이며, 심리적으로 매우 섬세하면서도 담담한 시선으로 한 소녀의 아픔과 일상, 그리고 사람들 속에서의 고립을 그려냅니다. 주인공 한공주(천우희 분)는 고등학생입니다. 그녀는 과거에 있었던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이며, 부모의 이혼과 주변의 시선 속에 보호시설을 거쳐 다른 도시의 고등학교로 전학을 옵니다. 처음에는 자신을 감추고 조용히 살아가려 하지만, 그녀에게는 어떤 사건을 겪은 ‘과거’가 따라붙습니다. 이 사실은 이내 그녀의 새로운 학교 친구들과 학부모들에게 알려지게 되고, 공주는 또다시 세상으로부터 밀려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그녀 곁에는 손을 내미는 몇몇 사람이 있습니다. 새로운 학교에서 만난 선생님과, 천진난만하게 다가오는 동급생 '은희' 같은 존재들입니다. 특히 은희는 공주의 과거를 알고도 그녀를 끝까지 친구로 대하며, 공주가 ‘사람에 대한 신뢰’를 조금씩 회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공주는 자신에게 가해졌던 사건을 끝까지 입 밖에 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녀의 침묵과 일상을 통해, 말하지 못하는 고통이 얼마나 크고 깊은지를 차분하게 전달합니다. 한국영화 <한공주>,는 어느 장면 하나도 과장하거나 감정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카메라는 한걸음 물러나 공주의 행동을 담담히 바라보며, 관객 스스로 공감하고 이해하도록 유도합니다. 이 영화는 대사보다 침묵과 시선, 공간의 정서를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데 탁월하고, 천우희 배우의 연기는 공주라는 인물에 생명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녀는 극도의 절제 속에서도 고통, 불안, 슬픔, 그리고 희망을 모두 보여줍니다.

2. 피해자 2차 가해

 


한국영화 <한공주>는 우리가 얼마나 쉽게 누군가의 과거를 판단하는지, 또 얼마나 무심하게 피해자를 다시 한 번 상처 입히는지를 냉정하게 드러냅니다. 공주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입니다. 하지만 사회는 그녀를 불편해하고, 멀리하고, 경계합니다.마치 그녀가 그 사건을 ‘불러온 사람’인 것처럼 말입니다. 그녀가 전학을 갔을 때, 처음에는 따뜻하게 맞이하던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태도는, 그녀의 과거가 밝혀지면서 급변합니다. 그 변화는 매우 현실적이고,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직시하게 합니다. 이 영화는 ‘2차 가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합니다. 상처 입은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 “왜 그런 일이 생겼을까”가 아니라, “그 아이가 뭔가 이상하지 않았을까”라고 묻는 질문들. 피해자는 가해자보다 더 많은 사회적 응시를 견뎌야 하고, 그 침묵의 강요 속에서 더욱 고립됩니다. 또한, 영화는 ‘말할 수 없음’에 대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공주는 끝내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말하지 못합니다. 아니, 말하고 싶어도 들으려는 이가 없었던 건 아닐까요? 하지만 공주가 완전히 고립된 것은 아닙니다. 그녀 곁에는 은희가 있었고, 자신만의 속도로 그녀에게 다가와 준 몇몇 어른들이 있었습니다. 그 따뜻한 연결이 그녀를 완전히 무너지지 않게 붙잡아줍니다. 이 영화는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작품을 희망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공주는 무너지지 않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다시 노래를 부르고, 수영장을 바라보고, 사람의 손길을 받아들이려 노력합니다. 그리고 그 장면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상처 앞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과거를 지닌 사람에게 새로운 시작을 허락하는 게, 정말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한국영화 <한공주>는 관객에게 이런 질문을 조용히 건네며, 우리 안의 인간다움을 다시 일깨워줍니다. 이 작품은 감정적으로 무겁지만, 결코 피해서는 안 될 이야기입니다. 이 세상에 ‘공주’처럼 조용히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우리가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귀중한 영화입니다.